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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는 나에게..

쥴리T 2016. 11. 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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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고..

비우고 살기를 실천하고 싶은 마음은

늘 갖고있으나..


갖고싶은 물건에 대한 욕심과

갖고 있던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성격 탓에


마음만큼 실천하지 못하는게 제 현실입니다.


그래서 찾은 방법이..

물건을 구입할 때 좀더 고민하고 신중하게 선택하려고 하며,

하나를 사더라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것을 구입하고

세일한다고, 저렴하다고 막 지르지 말자~~ 라는 

굳.은. 다짐..




물론.....

굳게 다짐을 했지만..

그또한 왔다갔가 합니다...

잘 실천하다가도 어느날 갑자기 와르르 무너지기도 하구요.. ㅋㅋㅋㅋㅋ


뭐... 인생이 다 그런거 아니겠어요?? 

ㅋㅋ

맞아요. 변.명.. ^^;;;;





"하나를 사더라도 제대로 된 것을 구입해서 오래오래 잘 쓰자.."

라는 다짐에 딱 걸맞는 

제 물건을 하나 보여드리려구요..




지갑과 가방의 경계쯤에 있는 이 가죽 "스몰 숄더백"


정확히.. 20년 된 물건입니다.

1996년 가을에 구입했으니까요..


건망증여사인 제가 어떻게 이 가방을 구입했던 년도와 시기를 정확히 기억하느냐...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권을 만들어 해외여행을 준비할때 여권가방으로 구입했었기 때문이죠..


생애최초 해외여행..

미국으로의 배낭여행..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갖고 떠났던 생애최초 해외여행기간 내내 

요걸 매고 다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여행기간이 거의 한달 가량이었던거 같은데....


LA 디즈니랜드에서 티거랑 찍은 사진에도 요걸 매고 있네요..

사진 찍어준 친구가 발모가지를 댕강 ㅋㅋㅋㅋ




요걸 구입할때..

여권이 들어가는 사이즈면서,

지폐나 동전도 보관가능한 거였으면 좋겠다.. 싶어

정말 발품 많이 팔아서 고민하며 샀던 터라


더욱 애정이 큰 물건이지요..



20년 전... 그당시 만 해도

인터넷이 어디있고, 가격검색이 어디있었나요...

그저 여기저기 직접 돌아다니면서 알아보는 방법 밖에는 없었죠..



"issac" 이라는 브랜드..

혹시 기억나세요??


아직도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나름 가죽재질이라 튼튼하고 

제가 딱 원하던 사이즈에 딱 맞는 용도~!!!




하지만...



여행을 다녀온 이후에는

몇년 후에 해외여행 갈때 한번인가 더 사용하고..

딱히 매고 다닐 일이 없더라구요..



하지만..

버리기엔.. 

추억이 많이 깃든 물건이라 버릴 수가 없었어요.

너무 멀쩡해서 아깝기도 했구요.


미니멀 라이프에서도 가장 마지막에 버리는 물건이 감정물건이라면서요??


어쨋든...

그 20년 사이에 정말 이사도 많이 다니고, 

취직도 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했는데도

고이고이 잘 가지고 있었지요...

몇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말이죠...




그런데 어쩌다 이 가방을 꺼내게 되었느냐....


초딩아들의 낡은 핸드폰가방이예요..

너무 낡아서 바닥부분이 다 헤져서 찢어질꺼 같더라구요.


그래서 새로 핸드폰가방을 사줘야겠다..며..

열.라. 검색~~~!!!


하다가

마음에 드는게 없던 와중에


이 가방이 뙇~~!!!!! 생각이 난겁니다. 

와우~~~~~!!







이렇게 카드를 보관할 수 있는 지갑으로 열리고

왠지 돈이 빠질꺼 같아서 사용은 안하게 되지만 측면에 지폐를 넣을 수 있는 칸도 있어요.



뒤에는 이렇게 지퍼도 있어서 동전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구요..

소소하게 구성된

꼼꼼하게 잘 만들어진 가방..


핸드폰 가방으로 쓰면 딱인 사이즈까지~~~!!!!



이 가방을 꺼내서 보여주고 핸드폰을 넣어줬더니


너무너무 좋아하고 맘에 들어하는 초딩아들~~!!!^^

너무 멋있다며 난리난리~~!!!!


정말 뿌듯해지는 순간이었지요..


줄이 좀 긴듯해서 어깨쪽에서 한번 묶어줬더니 길이마저 딱입니다.


20년전에 엄마가 쓰던거라고 했더니

믿지 못하는 눈치 ㅋㅋ


그도 그럴 것이

이제 겨우 10년 쯤 살아온 아이에게는 

20년의 세월이 어느정도인지 감도 안오겠죠?

게다가 20년 전에 구입했다고 하지만

너무나 멀쩡하고 전혀 촌스럽지도 않고 심지어 멋있기까지 하니.. ^^


이렇게

제가 대학때 소중하게 사용했던 가방을 

지나온 세월을 실감하며 

기분좋게

초딩아들에게 물러주었습니다.^^



이 가방을 계기로


오래된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는 나에게...


정말 잘 버리지 못한다면..

차라리

앞으로도..

이렇게 

대대로 물려쓸 수 있는 물건을 알아볼 줄 알고,

더욱 고민하고 신중하게 물건을 구입하고

더욱 소중하게 잘 사용하는

그런 라이프를 실천하며 살아야겠다고 

다시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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