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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각하기/기억조각 6

예능 프로그램의 나비효과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니까 되게 나이든 사람 같지만...) 집에 TV가 없다고 한다. 주로 유튜브를 보거나 컴퓨터로 보고싶은 TV프로그램을 다시보기 한다고 한다. 우리집에도 TV가 없다. 사실 TV라는 기계가 없을 뿐이지 프로젝터와 연결해서 TV를 본다. 난 20대 초반.. 21살때부터 자취를 하면서 집에 있을때는 잠자는 시간만 빼고 습관적으로 TV를 항상 틀어두었다. 보든, 안보든, 듣든, 안듣든... 그것은 나의 어떤 무의식속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백색소음 같은 것이었다. 결혼을 하고 나서는 멍하게 TV를 보고 앉아있거나 보지도 않는 TV를 틀어두는 일을 아주 싫어하는 남편과 자주 다투었다. 남편에게 TV는 유익한 정보를 주는 프로그램이 아니면 전부 쓸데없는 거라서 그걸 보는 건 매우 멍청한..

포옹

오래전에 길거리에서 "프리 허그"행사라며 모르는 사람에게 안기고, 모르는 사람을 안아주고 하며 서로에게 위로를 건네는 이벤트 하는 걸 메스컴에서 본적이 있다. 외국에서는 흔한 일인데 우리나라 길거리에서 한다는게 꽤 신선했던 기억이다. 과연 사람들이 참여할까? 싶었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을 보고 저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모르는 사람에게 안기는 걸까.. 무슨 생각으로 모르는 사람을 안아주는 걸까.. 했었다. 포옹이 상대방과 나의 심장이 가장 가까이 있는 거라서 엄마 뱃속에 있을 때처럼 편안해지고 마음의 위로를 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이제 없어질 이벤트겠구나.. 싶은 씁쓸함이 밀려온다. 나는 체구가 아주 왜소하다. 그래서 왠만한 사람이 안아도 한품에 폭 안..

인간관계_잊혀질 권리

직장생활을 할 때는 일의 난이도나 나의 적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일을 해보면 그 일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할 수도 있음을 느끼게 된다. 여행을 갈 때는 어디를 가는지, 여행이서 무엇을 하는지, 무엇을 먹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여행을 가보면 그 여행을 누구와 함께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결국 인생은 사람과 함께 어울려서 만들어가는 것이다. 나의 행복을 함께 나누고 나의 슬픔과 불행을 위로받는 것도 그 당시 내 주변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 행복이 배가 되느냐, 반이 되느냐가 다르고 슬픔이 반이 되느냐, 배가 되느냐가 다르다. 인스타그램에서 내가 팔로우하는 어떤 분의 글이다. ------------------------ 누군가에 대한 평가는 그 사람..

햇빛 네모

남향 집은 한겨울 점심때 쯤이면거실에 따뜻한 햇빛이 들어와 있다. 이런 햇빛 네모 안에 들어가면보일러를 켠 듯 바닥이 따뜻하다. 이런 장면을 볼 때마다 항상선명하게 떠오르는 기억 조각 하나.. 내가 국.민.학.교. 2학년 때.. 지금으로 부터 거의 40년 전..9살이었을 때였다. 그때만 해도 오전.오후반이 있던 시절이었는데오전반 수업이 끝나고 집에 오면 거실에 딱 따뜻한 햇빛 네모가 만들어져 있었다. 그날도 아주 추웠던 어느 겨울날이었던 거 같다. 또래보다도 많이 작았던 내가내 등짝보다도 더 큰 가방을 매고 쭐래 쭐래 학교에서 돌아오면 엄마는 항상 추운 날씨에 차가워진 내 작은 손을 붙들고아구 춥제~~ 하시면서따뜻한 햇빛 네모 속으로 데려가서따뜻해진 거실 바닥에 내 손을 때고 조물조물 차가운 작은 손을 ..

24살이란 나이

한국 나이로 여자가 24살. 초중고 12년을 끝내고 바로 대학을 가고 휴학 없이 4년을 공부하고 졸업하면 딱 한국 나이 24살이다. 지금에 와서 느끼는 거지만한국 나이 24살이면만 나이로 22살..이제 막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너무나 꽃다운, 어리고 예쁜 나이다. 내가 24살이 되던 해는그러니까 내가 대학교 4학년이 끝나고 졸업을 앞둔 그때는 우리나라가 아주 암울했던.. 지금 젊은 세대들은 말로만 들었을 법한IMF 때였다. 나보다 두 살 많은 언니가 대학 졸업할 때만 해도 기업에서 각 대학에 채용 원서 몇 장을 배분해주면학과 사무실에서 몇 명한테 그 원서를 주고 그 몇 명이 원서를 써서 기업에 제출만 하면 거의 다 채용 되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언니의, 언니 친구들의 쉽게? 취업하는 모습을 본 대학생이었..

거의 반백년을 살아오면서...

거의 반백년을 살아오면서 신기할 만큼 내 머리 속에 또렷하게 자리 잡고 있는 기억의 조각조각을 그냥 기록해두고 싶었다. 좋았던 일도 나빴던 일도 놀라운 일도 평범한 일도 감동 가득한 순간도 가슴 시린 순간도 그냥 떠오르는 대로 순서나 형식 없이 써지는 대로 글로 남겨두고 싶었다. 그래서 조각조각 떠오르는 기억들을 하나씩 써볼 참이다. 일기처럼 수필처럼 소설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에피소드 이며,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으로 쓴다는 점.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내 기억의 조각들.. 이제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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