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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4등" 내가 1등만 하면 상관없어?

쥴리T 2016. 6. 10.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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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목도 처음들어보시는 분들 많으실꺼예요.


"4 등"



제목부터 뭔가 교훈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면서 어느정도 스토리가 예상되시죠??

그러나 단순히 전형적인 교훈만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사건전개에서 조금씩 일어나는 반전으로 인한 재미와

대한민국에서 자녀를 키우고 있는 학부모로서 찐한 공감을 느끼고, 긴 여운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를 보게 된건

제 아들 덕분이예요.


학교에서 무료로 영화보여준다고 해서 자기네반에서 혼자 번쩍 손들어 신청했다고 합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하는 '가정의 달 기념. 3대가 함께하는 영화관람' 행사였어요.

선착순이라고 해서 급하게 저한테 허락받느라 연락하고 한바탕 난리를 치고나서

운좋게 당첨이 되었답니다.

서울시 전체에서 동반인원까지 생각하면 약 100명가량만 당첨되는 거였으니까..

운좋은거 맞죠?^^


덕분에 저는 하지도 못했던 저희 친정부모님께도 효도하는 계기가 되었네요.


손자덕분에 재밌는 영화 봤다고 무지 좋아하셨거든요.

기대없이 봤는데도 정말 꽤 재미있었던 영화였습니다.




정지우 감독의 이 영화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제안을 받아 만든영화로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배우들은 유명하진 않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조연이나 단역으로 낯이 익은 배우들이 나오더군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나왔던 택이아부지(최무성)와 도롱용 아부지 (유재명) 이 나오니까 울아들도 저사람 안다며 몰입하더라구요.

주인공 초등학교 5학년 수영선수 '준호'역으로 나온 아역배우 유재상 군이 얼마나 연기를 잘하던지..

불량하고 삐딱한 수영코치 '광수'역으로 나온 박해준의 연기도 볼만했어요.

'저예산 고퀄러티' 영화라고 말하고 싶군요^^


울아들이 초등학교 5학년이다보니 더 공감할 수 있었던거 같아요.


이 영화 "4등" 의 줄거리입니다.


1등만 기억하는 잔인한 세상,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4등이 뭐, 나쁜 건가요?”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대회만 나갔다 하면 4등을 벗어나지 못하는 수영 선수 '준호' 하지만 1등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엄마’의 닦달에 새로운 수영 코치 ‘광수’를 만난다. 심드렁한 표정으로 '대회 1등은 물론, 대학까지 골라 가게 해주겠다'고 호언장담한 광수는 ‘엄마’에게 연습 기간 동안 수영장 출입금지 명령까지 내린다. 대회를 코앞에 두고도 연습은 커녕 항상 PC방 마우스나 소주잔을 손에 쥔 못 미더운 모습의 광수. 이래봬도 16년 전 아시아 신기록까지 달성한 국가대표 출신이다. 의심 반, 기대 반의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수영 대회에 출전한 ‘준호’의 기록은 '거의' 1등! 1등과 0.02초 차이로 생에 첫 은메달을 목에 건다. 오랜만에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는 ‘준호’네 집. 그런데 그때, 신이 난 동생 ‘기호’가 해맑게 질문을 던지는데...! “정말 맞고 하니까 잘 한 거야? 예전에는 안 맞아서 맨날 4등 했던 거야, 형?” 동생의 말에 시퍼렇게 질린 얼굴처럼 멍투성이인 열두 살 ‘준호’의 몸. ‘준호’는 좋아하는 수영을 계속할 수 있을까…? 



만년 4등만 하던 준호가 결국 1등을 해내는..

어쩌면 뻔한 결말..


하지만 그 과정은 영화에 몰입하게 만들더군요.


준호를 최고의 수영선수로 키우고싶은 준호 엄마

자녀교육에 무관심한듯 수영은 취미로만 시키고 싶은 준호 아빠의 교육관 차이, 

준호에게 쏠려있는 엄마의 관심에서 벗어난 동생 기호, 

어떻게 해서든 1등을 만들어보려는 준호엄마의 눈물겨운 노력,

천재수영선수였던 수영코치 광수의 뼈아픈 과거,

광수의 말도 안되는 폭력적인 수영코칭에 도망가는 준호,

그 걸 보면서도 아들의 1등을 위해 못본척 눈을 질끈 감는 준호엄마,

참을 수 없어서 수영코치 광수에게 일침을 가하는 준호아빠,

엄마때문에 큰 압박감을 느꼈지만 결국은 자기가 수영을 너무 하고싶어한다는 걸 스스로 깨닫게 되는 준호,

결국 엄마의 의지가 아닌 본인 혼자만의 의지로 1등을 이뤄내는 준호..


이런 모든 것들이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사로잡았던거 같아요.

저도, 저희 친정 부모님도, 울 아들도..

각각 느끼는 바가 컸어요.

울아들이 아빠도 같이 봤으면 좋았겠다고 했을 정도예요..


누구든지 1등이 되고 싶어하고 

누구든지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는 ..

그러기 위해서 누군가를 꺽고 밟고 일어서야 하는..

이 각박한 사회에서

진정한 1등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우리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시는 부모님이라면 아이와 함께 같이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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