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부터
친정엄마께서는 곰국을 자주 끓여주셨었어요.
친구들 중에는 곰국을 못먹는 애들도 많았던 시절에
엄마 덕분에 우리 남매는 곰국을 아주 맛있게 잘 먹는 애들이었죠..ㅋㅋ
결혼하고 나서
직접 사골뼈를 사서 커다란 곰솥에다가 끓이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구나.. 라는 걸 깨달은 후부터는
집에서 곰국 끓이는 짓..? ㅋㅋ은 안했어요..
그 큰 곰솥을 씻고 어쩌고 하는 것도
사골뼈를 구입하는 것도
사골뼈 핏물빼고, 불순물 제거 하는 것도
계속 지켜보며 장시간 끓이는 것도
엄청난 양의 기름을 걷어내는 것도
온 싱크대에 그 쇠기름 번들번들 묻은거 닦는 것도...
다~~ 정말 너무 버거웠거든요..
가끔 친정엄니까 끓여서 냉동해두신 거 얻어먹거나..
시중에 파는 것 중에 괜찮은 걸로 사먹곤 했습니다.
[홈쇼핑 식품] "한복선 사골도가니탕" 속는셈 치고 샀는데... http://seoksnhoon.tistory.com/255
그러던 제가
갑자기
아 정말 갑자기...
이마트몰 장을 보다가..
덥썩..
한우 잡뼈를 주문해버립니다. ㅠㅠ
사실.. 윤식당2를 보면서 이서진이 꼬리곰탕 끓이는 걸 보면서 급 곰국이 땡겼던 것..
이서진도 끓이는데... 나라고 못하겠냐는 마음이었다는...
그런데 꼬리를 안사고 잡뼈를....ㅋㅋㅋㅋㅋㅋ
보통 곰국을 끓이려면
사골을 되도록이면 한우로 구입하세요..
수입으로 잘못사면 냄새가... 장난 아닙니다.. ㅠㅠㅠㅠ
어쨋든.
맛있는 곰국을 끓이기 위해서는
사골, 우족, 잡뼈를 좀 섞어서 끓여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사골뼈와 우족은 끓이면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오는 역할을 하고
잡뼈는 깊은 맛을 내주거든요.
그런데 저는...
잡뼈만... only 잡뼈만으로 끓여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잡뼈만으로 끓였을 때 어떤 맛인지는 이 글 끄트머리에 공개될 예정~ ㅋㅋ)
자, 이제 시작해볼까요...
우리집은 식구가 적기 때문에 잡뼈는 나름 소량 (2.5kg) 구입했어요.
찬물에 담가서 핏물을 충~분히 빼줍니다. 중간중간 깨끗한 물로 갈아주세요.
(잡뼈라서 핏물이 많이 나옵니다.)
핏물이 충분히 빠졌다... 싶으면
끓는 물에 한번 빠르게 삶아줍니다.
이 때는 오래 끓이지 말고 물이 끓으면 바로 건져내시고 그 물은 버리면 됩니다.
불순물과 잡맛을 제거하는 과정이예요.
우리집에서 가장 큰 사이즈 냄비는...
6리터 압력솥..
여기저기 다 쓰고 있지요...
냉동밥 한꺼번에 할 때도, (http://seoksnhoon.tistory.com/37)
대량 육수를 끓일 떄도.. (http://seoksnhoon.tistory.com/47)
열일 하던 바로 그놈입니다. ㅋㅋㅋ
그 6리터 압력솥에다 곰국을 끓였지요~~
이정도 사이즈는 먹기에도 설거지 하기도 만만하니까요^^
(사실 더 큰 냄비가 집에 없기도 합니다. ㅋㅋㅋㅋㅋ)
한번 후루룩 끓였던 물은 버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뭉근하게 끓이기만 하면 되는데요,
2.5kg 잡뼈를 다 끓이기엔 6리터 압력솥에는 많더라구요...
그래서 반반 나눠서
반은 다음에 끓일 곰국용으로 패킹해서 냉동실로 고고~~
완전히 손질이 다 된 뼈니까
다음에 끓일 땐 번거로운 앞의 과정은 생략하고 끓이기만 하면 되지요!!^^
그다음은 뭐 다 아시다 시피
오랜시간 뭉근하게 끓이는 거지요..
저는 압력솥에 끓였기 때문에
센불로 끓여서 압력추가 올라오면 잠시 불을 껐다가
압력추가 다 내려가면 다시 약불(전기렌지 3번)에 타이머 맞춰놓고 1시간씩 3번..
약 3시간을 끓여줬어요.
전기렌지라서 전기세가 살짝 걱정되긴 합디다.. ㅋㅋㅋㅋ
드디어~ 완성~!!!
지금은 육안으로 잘 안보이시겠지만
기름으로 뒤덥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아직 드시진 마시구요~~!!!
기름을 걷어내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함께 삶아줬던 한우사태살!!!! 만 건졌어요.
이 사태살.. 압력솥에서 3시간 삶아졌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냥 툭 건들여도 후루룩~ 찢어집니다.ㅋㅋㅋㅋㅋㅋ
일단 반만 썰어서 슬슬 찢어서 소금에 찍어먹었지요..
얼마나 야들야들 부드러운지 입에서 완전 사르르 녹더라구요~!!!! ^^
자, 그 다음 기름을 잘 걷어내고 먹어야 하기 때문에
기름을 쉽게 걷어내기 위한 필수 과정~!!!
겨울이니까 시원한, 아니 추운 뒷베란다에 한나절 그냥 놔둡니다.
(여름에는 냉장고에 넣어서 식히셔야합니다.)
그냥 저녁에 베란다에 놔두고 다음날 아침에 열어보시면 되지요..
다음날 아침입니다.
이렇게 새하얀 -_-;; 쇠기름이~~~~~!!!
곰국이 식고 베란다의 낮은 온도 때문에 위로 떠올라 있던 기름이 하얗게 굳어있지요..
망사국자로 기름을 삭~ 걷어냅니다.
일반 국자 보다는 이런 망사국자가 기름 걷어내기엔 더 편한거 같아요.
이렇게 걷어낸 기름만 이만큼~~~!!
으아~~~ 잡뼈 2.5kg 의 반이니까 약 1.2 kg 인데 거기서 이만큼이나 많은 기름이~~~!!!! -_-;;;
그렇게 기름을 걷거내고
추운날씨 덕분에? 곰국 한솥 먹는 내내 냉장고에 안넣고 베란다에 두고
먹을 만큼만 작은 냄비에 덜어서 데워먹고, 데워먹고~~ 했어요.
그렇게 거의 이틀만에 다 먹고 나서 다시 물붓고 끓였어요~!!
그런데 이번에도 기름이 이만~~큼~~!!
그래도 지난번 보다는 양호하네요..
또 망사국자로 기름을 걷어냅니다.
사골과 우족없이 잡뼈만으로 끓였더니
뽀얀색은 안나오네요..
곰국만 있으면 사실.. 다른 반찬없이 김치만 있어도 밥 말아서 한그릇 뚝딱이지요~!!
그런데 이날은 고기도 구웠군요? ㅋㅋ
실파 썰어서 조금 담고 사태살 찢어둔거 넣고 뜨거운 곰국물 부어주면
이런 비쥬얼~~^^
앞에서 말씀 드리려고 했던..
잡뼈만 넣고 끓였을 땐 어떤 맛인가~~~!!!
그 답은~요~~
딱~!!! 갈비탕 맛이더라구요.. ^^
정말 너무너무 깊은 맛이 우러난 갈비탕~!!!!
이제 이런 방식으로 갈비탕도 집에서 끓여먹을라고 합니다.~~!!
어렵지 않아요~~ 쬐매~ 번거로워서 글치...
아참~!! 첫물 끓여서 버리고 다시 뭉근하게 끓일 때 마늘 몇톨 넣었더니
잡냄새도 없고 너무 맛있네요!!!
구정 때 떡국 끓일 때도 요요 곰국물로 끓였었지요~
너무 편하고 완전 맛있~~!!^^
그리고 곰국 끓이실 때 한우 뼈는 3번까지만 우려내시고
아깝더라도 버리세요~~~
너무 많이 우려내면 다른 영양소는 별로 없고 "인"만 많아져서
오히려 칼슘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거든요.
이렇게 곰국을 끓여먹었더니
정말 반찬걱정도 훨씬 덜 할 수 있고
바쁜 아침에도 후루룩 밥만 말아먹고 나가도 든든해서 넘 좋았어요~!!
남편한테는
앞으로 마누라 여행갈 때마다 이렇게 끓여두고 갈 테니까
잘 데워 먹을 수 있것지??
내가 곰국 끓이면 긴장해~~~ 라고 하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맛있게 든든하게 잘~~~ 먹었어요.
그리고 한가지 팁..
쇠기름 때문에 집에서 곰국 끓이기 망설여지시는 분들 많으시죠??
쇠기름 잔뜩 낀 냄비며, 국자 등 조리도구 씻으려면
수세미에도 기름기가 껴서 다른 그릇에도 다 묻어서 놜리놜리~~~
그럴 땐
쇠기름 묻어있는 그릇이나 냄비, 조리도구 는 따로 설거지 하시되,
키친타월로 기름기 한번 싹~ 닦아내고 나서
베이킹 소다 솔솔솔 뿌려서 세제묻혀 닦으면
뽀드득~ 잘 닦입니다요~~~^^
겨울에는 집에서도 곰국 좀 끓이고 먹어줘야~
뭔가 추위를 이길꺼 같도 속도 뜨근하고 든든~ 한거 아니겠어요?? ㅋㅋㅋ
전 이제 앞으로 자주 해먹을랍니다.
다른 국 안끓여도 되서 밥하기 넘나 편하거든요~~
'먹고살기 > 안에서 해먹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샐러드 외] "아보카도" 활용편_과카몰리 (0) | 2018.03.02 |
---|---|
[한그릇음식] 설날 지나서 올려보는 설날떡국_feat.곰국 (0) | 2018.03.01 |
[간식] 고구마로 만드는 영양간식_"고구마치즈만두?" 혹은 "고구마치즈딤섬?" (0) | 2017.12.07 |
[간식] 초간단 고칼로리 "바나나 땅콩버터 샌드위치" (0) | 2017.12.06 |
[간식] 고구마로 만드는 영양간식_"고구마 치즈롤", "고구마 치즈 퀘사디아" (0) | 2017.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