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편이 궁금하시다면?
https://seoksnhoon.tistory.com/771?category=606900
벌써 1년 반 전에 기록해두었던 "기억조각"에서
난 어쩌다가 계단오르기와 걷기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글을 남겨두었었다.
예능 프로그램의 나비효과
https://seoksnhoon.tistory.com/765
이 글에서 계단오르기를 하게된 계기를 밝히긴 했으나...
사실 나의 계단오르기는 만삭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만삭때..(벌써 18년전....)
한 35주 쯤 됐을까..
쉽게 자연분만하려면
열심히 운동을 해야한다길래
매일
그 남산만한 배를 안고 (내 체구에 비해 애기가 컸다.)
아파트 계단 100층 (그 당시 우리집 10층 오르기를 연속 10회 반복)을 걸어 올라가고..
동네 1시간 걷기 운동을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대단했었다 싶다...
모성과 젊음이 이루어낸 모습!!!
그렇게 나는 열심히 운동하고 노력했지만
예정일이 지나도록 진통이 없어서 유도분만을 했고.
진통을 하루종일 하고도 자궁문이 안열려서
다음날 다시 유도분만 하는 것으로 미루자며 대기하는 중
태아가 갑자기 심장이 멎는 상황이 두번..
결국 응급으로 제왕절개 수술을 해서 급하게 태아를 꺼. 냈. 다..
한달 넘게 고생 고생하면서 했던 그 운동??
말짱 헛수고였다고나 할까...
원래도 운동을 잘 하지도 못했고, 싫어했지만.
출산 이후 더욱 심해진 운동기피증.
더 심한 운동극혐자가 되었다. ㅋㅋ
핑계는 많았다.
시간이 없고,
피곤하고.
하고싶은 운동은 비싸고.
등등등..
나는 절대 운동을 할 수 없는 팔자라면서 ㅋ
그렇게 운동을 안하고 살아도
어디가 딱히 아픈데도 없었고.
늘 내 몸은 남들이 보기에 말랐다~ 라고 표현할 정도로 날씬했으며,
특별히 어디가 아프거나 문제될 일이 전혀 었었기 때문에
더욱 운동의 필요성은 못느끼고 살았던거 같다.
그렇게 나름 몸.은. 편하게 살아오다가..
여러가지 스트레스가 안밖으로 나를 덮치기 시작했다.
겉으로 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였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어느날 부턴가.. (애낳고 10년쯤? 흐른 후..)
내 정신과 마음은 정상이 아니었던 것 같다.
이상하게 뭔가 모든게 다 불만스러웠고,
힘들었고,
그런 것들을 겉으로 표현할 수 없어서 더욱 그랬던것 같다.
원인?
원인은 나도 잘 모르겠다.
굳이 따지고 들자면 이유는 많다.
하지만 구구절절 설명하다보면
왠지 내 스스로가 더 비참해진다고나 할까..
난 이정도 까지 하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아무도 나의 힘든 것을 공감해주지 않고
뭔가 억울한 기분...
나보다 별로 열심히 산것 같이 않은 사람들도
다들 나보다 잘, 쉽게, 돈벌며
편하게 부모 덕 보며, 남편 덕 보며, 살고 있는거 같은데..
나는.. 왜..
나는 왜..
사치하는 것도 아니고 돈을 물쓰듯 낭비하는 것도 아닌데
늘 쪼들리고, 스트레스 받고..
난 심지어 안정적인 직장이 있고, 일도 하는데...
사고싶은거 제대로 못사고,
가고싶은데 맘대로 못가고,
하고싶은거 맘대로 못하고...
왜..
왜...
생각해보니
참..
찌질했다... 싶다...
게다가..
또
정말 나를 힘들게 했던 걸
꼬집자면..
아들이 아팠다는 것...
거의 5년을
그것으로 인해
밤에 전혀 깊은 잠을 잘 수 없게 되었다는 것... 잠을 자고는 있지만 모든 감각은 꺠어있는 상태...
늘 걱정과 불안으로 24시간을 보내게 되었다는 것..
그런 상황이 있긴했었다..
(아, 아들은 약 2년간 불안하게 살다가 결국 큰 수술을 하고 지금 현재 재발없이 아주 건강하다.)
그러다가 덮치게된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
사람에 대한 실망..
정말 거지같은 인간들 몇명에게
어이없는 거지같은 상황을 몇번 겪고
정 많고 마음약한 내 습성을 철저하게 이용당하기도 하고..
주변에 가깝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로 부터 (1명이 아니다. 한 종류의 관계도 아니다..)
배신감같은 분노도 느껴보고
나는 왜
내 감정을 드러내지 못했고, 억울함을 감춰야만 했고,
그들에게 너희가 잘못한거잖아 라며 말한마디 못했나...
후련하게 너같은 것들 다 필요없다고 퍼부었다면
좀 덜 억울했을까..
내가 그동안 공들여 지냈던 사람들과 내 스스로 인간관계 하나는 자신있다고 자부하던 자신감이..
자만이었구나..
다른 사람들의 마음은 다 내마음같지 않구나...를
처절하게 깨닫게 되면서
주변 모든 인간관계에 대한 허무함과
내가 자신했던 것들이 완벽하게 무너지면서
내가 그동안 너무 자만했구나..
겸손한 자세가 많이 부족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의 생활태도는..
그저..
하루하루를 떼우며 살아가는 모습으로 변질되어가고 있었다.
목표도 없고.
희망도 없고.
재미도 없고.
즐거움도 없고.
좋은 것도 없고.
싫은 것도 없고.
약간은 우울증 초기 같은..
그러면서 갖게된 유일한 낙...이라면
저녁에 깔깔 거리며 볼 수 있는 TV 예능프로그램을 보면서 혼자 맥주 한캔 하는 것.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1,2시간동안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깔깔 거리는 시간 동안에는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기 때문에..
그러다 보니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거의 매일 맥주를 마시는 지경에 이르렀고,
새로운 안주를 만들어서
아들은 안주를 반찬삼아 저녁을 먹이고, 나는 반찬을 안주삼아 맥주를 마시는 나날이 이어졌다.
그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잠을 깊이 잘 수도 없었고..
얼굴은 팍팍 늙어갔다.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아주 천천히
건강은 나빠져갔고.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점점 살도 쪘다.
하지만 워낙에 체구가 작고 기본적으로 저체중이었기 때문에
사실.. 몸무게만 따져서는 살이 쩠다고 볼 수 없는 상활이긴 했다.
이렇게 점점 마음의 병도 생기고(생긴것 같고)
몸의 건강도 점점 나빠지는 상황..
하지만
주변에서는 아무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가까운 가족도, 가까운 친구도..
주변 어느 누구에게도 나의 이런 힘든 모습을,, 힘든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더 아무렇지 않는듯 가면을 쓴 채 행동하며 말했고
그게 더욱
내 자신을 갉아먹었다.
그렇게 맥주에... 티비 예능 프로그램에 의존해서
내 스스로를 하루하루 버텨가던 어느날...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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